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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이름의 사회문화적 배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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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이름의 사회문화적 배경

오과일 2021. 3. 31. 07:53

세계 각국 여러 나라의 이름 문화에 대해 모두 논하지 못하는 것은 방대한 양과 자료의 부족함에 근거가 있다. 그러나 서양의 성씨와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문화적 배경과 적용 원리에 따라 이름이 다른 것처럼, 성명학 역시 이름 유래에 따라 달리 적용되어야 한다. 이름은 단순한 몇 음절의 단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이름의 적용 원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언어학적 관점은 물론 성명학적 관점도 포함한다고 봐야 한다.

서양의 이름 문화와 성씨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자. 이름은 사람을 구별해주는 고유명사이다. 이름은 정확히 말하면 성과 이름으로 구성된다. 이름은 사람마다 다르게 붙이는 것이지만 성은 대대로 물려받는 것이다. 따라서 성(Last name)에는 역사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고대 서양의 이름에는 성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정착하게 살게 되면서 그 씨족의 특징을 구별할 필요가 생겼고, 가장 상징적인 단어를 채택해서 성으로 만들게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름이라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특이하거나 우스운 뜻을 지닌 성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으며, 서양에서는 성(姓)을 'Last name'이라고 한다. Last name은 말 그대로 '뒤에 붙은 이름'이다. 영어식 이름은 first name, middle name 그리고 last name으로 구별되는데, first name이 그 사람의 이름이고 middle name은 중간 이름, 그리고 last name은 우리나라의 김 씨나 박 씨와 같은 성을 뜻한다. 14세기 이후 이름만 있던 일반 서민들도 성을 가지기 시작했다. 'de, di, von, van, don'등을 영지로 받은 지명 앞에 붙여 성으로 한 귀족과 달리 서민들은 직업이나 생김새, 이름, 살던 곳을 따서 성으로 사용했다. 예컨대 빵 만드는 사람은 Baker이고, 목수는 Carpenter라고 부른다. 중세시대 초까지는 last name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first name만 있었다. 그런데, 한 마을에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여럿이 생기면서 last name이 탄생했다. 이를테면, 어떤 마을에 목수 일을 하는 John과 강가에 사는 John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항상 이 두 사람을 혼동해서 생각 끝에 사람들은 목수 일을 하는 John을 'John the carpenter(목수인 존)'이라고 부르고 강가에 사는 존은 'John of the river(강에 사는 존)'이라고 부르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더 간단하게 'John Carpenter'와 'John River'가 되었다. 이렇듯이 서양의 성은 이렇게 직업, 지명, 사람의 생김새나 성격, 그리고 아버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 많다. 예를 들면 직업에서 가지고 온 last name 에는'Cook(요리사), Taylor(재단사), Clark(목사), Smith(대장장이), Butler(병 만드는 사람)' 등이 있고 지명에서 따온 last name으로는 'Norman(노르망디 사람), Street(큰길에 사는 사람), Chesterfield(체스터필드에서 왔거나, 거기에 사는 사람)' 등이 있다. 또 생김새나 성격을 나타내는 last name에는 'Long(키가 큰), Moody(변덕스러운), Brown(피부 빛이 그을린), Fox(여우 같은), Young(젊은), Rich(부자인)' 등이 있다. 그러고 보면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는 Wagner(마차 만드는 사람)의 후손이고,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는 재봉사(Taylor)의 바느질 솜씨가 유전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의 시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조상은 키 큰 놈(Long+fellow)이며,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우주인 닐 암스트롱(Arm+strong)은 팔 힘이 셀 것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은 이주한 사람들이 만든 새 동네(新村:new+town) 출신이다. 미국의 포드 자동차 회사를 만든 헨리 포드는 조상 중 누군가 개울(Ford) 근처에 살았을 것이고, 음악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역시 개천(Bach) 출신이라는 추론을 할 수 있다. 소설의 주인공 해리 포터가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마법사가 아닌 짐꾼(Porter)의 피가 흐를 것이다. 배우 줄리아 로버츠(Roberts)는 로버트(Robert)네 집안사람이라는 징표로 's'라는 꼬리가 달려있다. '킹콩'의 영화감독 피터 잭슨은 잭의 아들(Jack+son)의 후손이고, 햄버거 체인점인 맥도널드(Mcdonald's)는 도널드라는 사람의 아들 후손이 만들었다, 배우 맥 라이언(Ryan)은 아일랜드계 가문 'Rian'의 빛나는 후손이다. 또한 가수 로드 스튜어트가 옛날에 태어났더라면 그 가문의 집사(Stewart)가 되었을 수도 있다. 러시아의 작곡가 드미트리 드미트리비치 쇼스타코비치의 비치(vich)는 아들이라는 의미이다. 드미트리비치는 드미트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의 아들임을 나타내는 부칭이다. 그러므로 이 이름의 뜻은 쇼스타코비치 집안의 드미트리의 아들 드미트리'가 된다. 곧 부자의 이름이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아이 이름을 아버지의 이름과 같이 지으면 큰 불경에 해당되므로 피하게 되지만, 서양에서는 아버지가 지었을 것이니 탓할 수도 없다. 게다가 서양의 마인드는 우리와 달라서 후손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과 같게 하면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지명이 그대로 성이 된 경우가 있는데, 스콧-스코틀랜드, 윌리스-웨일스, 노먼-노르망디, 프랜시스-프랑스 사람, 체호프-체코 사람, 슈바이처-스위스 사람이 되는 것이고, 직업이 성이 된 경우를 살펴보면, (미국이나 영국)― 스미스, (독일)― 슈미트, (이탈리아)― 페라리, (스웨덴)― 스메드, (프랑스)― 파블, (폴란드)― 코왈스키- 이상은 모두 대장장이를 뜻하는 말에서 시작되었는 걸 알 수가 있으며, 그 상징의 의미성이 會話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지, 19세기 영국의 철학자인 스튜어트 밀은 이런 말을 남겼다. "고유명사는 특별한 뜻을 지니고 있지 않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 뜻을 잃으면서 비로소 고유명사가 되는 법이다." 따라서 보통명사는 외국어로 번역할 수 있지만 고유명사는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유명사의 대부분은 보통명사를 모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의 뜻을 찾아낼 수 있으며,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서양의 이름은 자연과 환경에 의해서 파생되었고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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