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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랜즈의 계약론적 동물권 논의의 도덕교육적 함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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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랜즈의 계약론적 동물권 논의의 도덕교육적 함의

오과일 2021. 5. 21. 07:46

타자를 향한 혐오나 나와 다른 집단에 대한 배타적 태도는 따돌림 등 학교폭력의 형태로 드러난다. 차이가 차별의 근거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도덕교육의 역할 중 하나이다. 도덕적으로 다른 대우를 하려면 도덕적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교육하는 것은 차별의 근거가 되는 기준을 검토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교육적 의의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대우의 기준이 적절한 도덕적 기준인지, 그 기준 속성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일관성 있게 판단하는 학습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롤스와 롤스의 관점을 발전시킨 롤랜즈의 이론은 교육적 가치가 있다. 롤스는 출생과 자연적으로 타고난 혜택 등에서 연유하는 불평등은 마땅하지 않은 불평등(indeserved inequality)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력과 혜택 등은 우연히 가지게 된 것이며 자신의 노력으로 획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생에서 연유하는 속성의 차이는 도덕적 응분(desert)이 없기 때문에 도덕적 자격의 차등으로 이어질 수 없다. 이러한 롤스의 통찰을 일관적으로 적용한다면, 인간과 다른 종이라는 이유로, 이성 능력을 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물에게서 도덕적 자격을 박탈할 수 없다. 따라서 동물은 가장자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도덕적 자격을 가진 집단인 도덕적 공동체에 포함되어야 한다. 도덕적 행위를 이성적 혹은 능동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가장자리 인간과 비인간 동물은 모두 약자이지만 도덕적 배려를 받아야 하는 도덕적 피동자로 도덕적 공동체 내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성적인 인간이 이들 약자로부터 이익을 얻거나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이성을 바탕으로 체결한 계약의 혜택을 비이성적 존재인 약자에게도 제공해야 한다. 그들이 이성적 의미의 도덕적 행위를 할 수는 없어도 타자의 행위로 인해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이론은 약자를 정의적 도덕의 대상으로 인정하면서 도덕적 공동체의 범위를 확대한다. 나아가 차별과 평등의 기로에서 우리와 다른 종의 동물을 약자로 보고 배려 대상으로 논의하는 롤랜즈의 이론은 평등에 대한 신념이 논리적으로 일관되게 전개하도록 하기 때문에 거시적 관점에서 행위자, 즉 학습자의 평등에 대한 도덕적 정의의 실현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동물 윤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타 교과에서도 동물 윤리 논쟁의 주제를 교육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초등 국어과에서는 토론을 학습하는 단원에서 논리적 말하기의 학습목표를 위해 동물실험과 동물원에 대한 논쟁을 텍스트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때 동물 관련 텍스트는 하나의 학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시된 여러 가지 텍스트 소재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일회적 도구에 불과하다. 도덕과 외 다른 교과에서 동물에 대한 대우에 대해 이러한 논쟁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는 것 이상을 요구하기 어렵다. 깊이 있는 추론적 정당화가 포함된 토론이 가능하려면 윤리적 이론을 탐구하는 것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는 도덕과에서 학과 특성을 살려 접근해야 하는 분야이다. 논쟁적 주제를 교실로 가져와서 다양한 관점의 윤리 이론의 논증을 검토하면서, 학습 공동체 안에서 논쟁하게 하여 옳고 그름을 증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천하는 윤리학의 본질을 체험하도록 한다.

롤랜즈의 계약론적 동물권 논의는 도덕적 공동체의 개념을 확장하고 반성적 검토를 통한 도덕적 성찰 및 실천 성향을 함양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도덕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롤랜즈는 도덕적 공동체 내에 도덕적 행위자와 도덕적 피동자의 정의를 명확하게 하고 두 개념을 구분한다. 그 결과, 도덕적 행위자가 아닌 존재도 도덕적 피동자로서 도덕적 공동체에 포함되어 도덕적 공동체의 범위가 확장되었다. 이는 자신에게 이익을 제공할 수 없는 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이타적 도덕을 근간으로 한다. 자신이 도움을 제공하고 이후에 상대방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을 예상하는 이해타산적 동기의 행동은 도덕 교육의 궁극적 목표가 아니다. 롤랜즈의 이론은 계약론에서 이해타산적 행동 동기를 극복하고 이타적 도덕 원리로 도덕적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도덕교육적 가치가 충분하다. 게다가 롤랜즈가 주장을 전개하는 데 있어 반성적 검토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도덕교육적 측면에서 도덕적 판단 과정 속 윤리적 성찰의 역할을 이해하도록 하는데 롤랜즈의 추론과정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롤랜즈가 도출한 ‘공평한 입장’이라는 판단의 도구는 도덕적으로 타당한 판단을 도출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쉽고 빠른 판단을 돕는다. 이는 도덕적으로 합당한 판단을 신속하게 결정하여 생활 속에서 실천하게 함으로써, 실천 능력 함양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도덕교육적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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