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명학에 대한 인식
한국은 가문(家門)을 중시하는 풍습이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부분의 가문에서 남성의 이름에는 항렬(行列)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항렬을 따라 지은 이름에는 돌림자를 사용하므로, 그 이름을 보면 가문의 계통과 선, 후대(先, 後代)를 알 수 있다. 특히 조선 시대에는 본래의 이름 이외에 다양한 호칭을 사용하였다. 어릴 적에는 아명(兒名)을 사용하고, 관례(冠禮)를 마친 뒤에는 관명(冠名) 또는 자(字)나 호(號)를 사용하기도 하였고, 관직(官職)에 나가면 직책(職責)을 호칭으로도 썼다. 그리고 장소를 따서 만든 당호(堂號)나 택호(宅號)도 사용하였다. 즉 정식 이름 이외에 여러 상황에 맞는 이칭(異稱)을 썼다. 성명(姓名)을 중요하게 여긴 것은 현대 사회에서도 형식과 빈도의 차이는 있으나 마찬가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예로 독립운동가와 대한민국의 저명한 분 중에서도 개명한 분이 많다. 이처럼 사람의 이름은 상황이 바뀌거나 필요에 따라 만들기도 하였다. 그러한 배경에는 이름을 통하여 부귀영화(富貴榮華)와 공명창달(公明暢達) 그리고 무병장수(無病長壽) 등을 기원하고자 하는 염원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결론하면 한국사회에서 이름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 왔으며, 이러한 이름을 짓는 작명법 또한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전승되고 있는 성명학뿐 만 아니라 개인의 독창적인 주관에 의하여 다양한 방법이 창안되어 현재는 성명학의 범주(範疇)에 포함된 실정이다. 이러한 성명학의 이론은 중복된 경우가 많으나, 중심적인 구성 요소는 자원오행, 발음오행, 주역 그리고 수리 이론이다.
성명학은 각 개인을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자연 발생적으로 확대되어 이제는 하나의 학문으로 발전을 하게 된 것이다. 즉 문자가 나타나면서 일정한 이름의 형태를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소리에 의미를 두고 소리로 구분되어진 것이며, 문자가 나타나면서 점차 글자에 대하여 의미를 지닌 문자를 활용하게 된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이름을 작명하는 방법은 오랜 역사를 거쳐 이어져 왔다. 그러한 근거로 항렬(行列) 즉 돌림자에 의한 작명법은 가문에 따라 약간의 기준은 다르나 일정한 형식으로 이름을 지어왔던 것인데, 이런 가문의 풍습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지키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성명학에 대한 근거라고 할 수 있는 역사는 자원오행 성명학에서부터 그 근원을 찾을 수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주역 성명학에 대한 기록이 확인되고 있고, 수리를 활용한 작명법인 수리 성명학이 한국에 정착하여 성명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성명학에 관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한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성명학의 종류는 무수히 많다. 김영재(2016)는 자원오행성명학, 수리성명학, 주역성명학, 측자파자성명학, 파동성명학, 한글성명학, 괘상성명학, 신살성명학, 자성(字星)성명학, 음양성명학, 구성성명학, 곡획성명학, 풍수성명학, 용신성명학 등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고, 김만태(2017)는 이러한 성명학은 작명법에 따른 주요 특징으로 유형화(類型化)해 보면 대략 역상(易象)성명학, 수리(數理)성명학, 수리오행(數理五行)성명학, 발음오행(發音五行)성명학, 용신(用神)성명학, 측자파자(測字破字)성명학, 곡획(曲劃)성명학, 신살(神殺)성명학, 소리성명학으로 분류할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매우 많은 종류의 성명학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그에 대한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다만 작명하는 방법에 따른 명칭으로만 보일 뿐, 구체적인 이론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성명학은 이름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다. 이름은 소리에 의하여 각 개인을 호칭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였으나 이제는 문자의 형식으로 표기하고 있다. 즉 소리와 문자를 활용하여 이름을 짓는 작명법뿐 만 아니라, 이름이 운명에 미치는 영향 등 종합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성명학의 분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성명학은 이름을 표기하는 문자의 뜻과 문자의 형태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즉, 문자를 읽을 때 나는 소리뿐만 아니라 이름 글자의 뜻과 형식에 따라 성명학의 학문적인 바탕이 달라진다.
문자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그 글자가 상징하는 뜻에 염두를 두고 작명을 하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의 보편적인 이름의 방식으로서, 한국 사람의 이름은 순 한글을 사용하는 이름이 있고, 서양의 대표작인 문자인 영어에도 그 뜻을 따라 이름을 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자의 뜻에 의지(依支)하는 이름은 가능하나 일정한 작명의 이론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즉 문자의 조합을 통하여 그 뜻이 좋은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강'이라는 하나의 글자가 있다고 보면 그 뜻이 분명하다고는 할 수 없다. 강물을 상징할 수도 있고(江), 굳세다는 뜻(强), 편안하다는 뜻(康), 성씨를 나타내는 글자(姜)인데, 이 강이라는 글자에 대하여 촌(村)을 붙이면 강촌(江村)이 되고, 철(鐵)을 붙이면 강철(强鐵)이 되고, 녕(寧)을 붙이면 강녕(康寧)이 되고, 영훈(英勳)을 붙이면 강영훈(姜英勳)이라는 사람의 이름이 되는 것과 같이 그 뜻을 달리하거나 의미를 부여하는 문자가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大)라는 한자 하나로는 크다는 뜻은 알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상징하거나 지칭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 글자에 대하여 성(成)을 조합하면 크게 이룬다는 뜻인 대성(大成)이 되고, 학(學)을 조합하면 상아탑을 상징하는 대학(大學)이 되며, 또 지(地)를 조합하면 큰 땅이라는 대지(大地)가 되는 이치와 같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은 한자로 이루어진 이름이지만 이와는 다르다. 중국인의 이름은 한자가 상징하고 있는 우주의 기운을 상징하고 있는 오행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글자가 상징하는 오행을 중심을 두고 있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동양학적인 사유에 근본을 두고 있는 사주명리학과 같은 개념으로서, 고대로부터 가문(家門)에서 이름을 짓는 하나의 형식으로 자리 잡은 돌림자 즉 항렬(行列)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성명학이 지금과 같은 일정한 형식을 구비(具備)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학문적인 체계를 갖춘 역사는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가문(家門)의 대를 잇는 전통적인 풍습에 의한 이름 짓는 것으로의 기원(起源)은 상당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즉 한자의 오행에 따라 순차적(順次的)으로 이어지는 항렬(行列)에 의한 돌림자를 기준으로 작명하는 관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성명학의 역사는 꽤 오래 전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와 같이 성명학의 이론에 입각(立脚)한 작명법이 있었다고는 할 수 없어 성명학의 근원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그 배경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사람의 이름을 작명하는 원칙이나 기준과 관련한 기록은 중국의 고문진보(古文眞寶)에 나타나 있는데, 거기에 보면 굴원(屈原)이 자신의 이름을 짓게 된 내용이 실려 있다. 즉 屈原의 이소경(離騷經)을 보면 자신이 태어난 생년, 생월, 생일의 삼명(三命)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러한 것을 근거로 성명학은 중국으로부터 시작하였고, 이것이 일본을 거쳐 한국에 전해진 것으로 보이나,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다만 김만태(2011)에 따르면 일본의 작명가인 구마사키 겐오(熊﨑健翁)가 만든 일본식 성명학이 일제 강점기 때에 한국에 도입되었던 것을 시초(始初)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구마사키 겐오(熊﨑健翁)가 만든 작명서에서 성명학의 이론에 대하여 일정한 형식과 사례(事例)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것이 성명학에 대한 최초의 출판 자료로 보인다. 이 외에도 성명학에 관한 출판 자료 중에서 일정한 체계를 갖춘 작명서는 조선 말기에 간행된 것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며, 최초의 작명서는 대부분 일본 사람으로, 이 당시에 활용되었던 작명 이론이 그대로 전승되면서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